윤여정 "동성애자=이성애자 다 평등, 한국 아직 보수적" (인터뷰 종합) [30th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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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동성애자=이성애자 다 평등, 한국 아직 보수적" (인터뷰 종합) [30th BIFF]](https://img1.daumcdn.net/thumb/S1200x63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0/poctan/20250920065551338yojm.jpg)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K-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993년 공개된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 삼아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안 감독이 최근 한국 문화를 담아 각색했다. 이 가운데 신예 한기찬이 동성애를 고백하는 손자 민 역을, 윤여정이 민의 고백을 품어주는 할머니 자영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앤드루 안 감독은 이안 감독의 원작이 공개됐을 당시 불과 9살이었으나 과감하게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그는 "1993년에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그때 처음으로 동성애, 아시아인에 대한 영화를 봤다. 그 이후 한 사람으로서 영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다만 영화가 꼭 마음에 들어 리메이크를 하려던 것은 아니라고. 그는 "1993년도 이후 많은 게 바뀌었고 미국에선 동성 결혼도 할 수 있게 됐다. 제 퀴어 친구들 중에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갖는 친구들도 있다. 저 역시 아빠가 되는 걸 고민 중이다. 이 가운데 긴장감, 희망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특히 퀴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독특한 과제에 직면해야 하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라며 제작 과정의 고민을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앤드루 안 감독은 평소 동경해오던 한국의 전통적 문화를 더했다. 돌잔치, 결혼식 폐백 같은 여전히 남아있는 전통 양식의 풍경이 한국계 교포인 앤드루의 문화 DNA를 자극했다. 이에 작품을 한국식으로 맞춰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윤여정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다. 윤여정은 "처음에 제가 오퍼를 받았을 때는 엄마 역할이었다. 한기찬이 맡은 민의 엄마였는데 캐스팅 전에 내가 엄마를 했던 아이가 캐스팅 돼서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이 친구는 20대더라. 앤드루한테 너무한 것 같다고 했다. 할머니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엄마에서 할머니가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한기찬은 1998년생으로 원작보다도 뒤늦게 태어난 신예다. 이에 그는 "원작에 대한 궁금증을 찾으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성소수자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역할이 퀴어였을 뿐 나는 그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저 인간이고 다 같은 사람이라고"라 힘주어 말했다.
또한 그는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평등하다. 앞으로 한국 사람들은 나아갈 때 미국처럼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라며 "한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다. 제가 여기서 79년을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다. 그렇다고 이성애자, 동성애자, 흑인, 황인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니까"라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러한 소신의 배경에는 윤여정의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윤여정의 첫째 아들이 지난 2000년 커밍아웃을 했기 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