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이병헌, "역시" 손예진 [어쩔수가없다](MD현장)
작성자 정보
- 슬공연예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0 조회
- 목록
본문
](https://img1.daumcdn.net/thumb/S1200x63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22/mydaily/20250922180911792ujhv.jpg)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원작 소설과의 차별점을 설명하며 “이 영화의 인물들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의존하면서 살아간다. 특히 주인공 만수는 아내 미리 없이는 행동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수가 경쟁자를 제거하는 과정은 결국 자기 자신을 하나씩 지워가는 행위다. 벌레가 잎을 갉아먹듯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나는 언제나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주인공을 좋아한다. 완벽한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덜 나쁜지를 고민하게 만들고 싶었다. 관객도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작과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스로도 늘 비교를 한다. 겁도 난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이 시적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산문에 가깝다. 전작이 여성성을 탐구했다면 이번에는 남성을 이야기한다. 여백이 많은 영화였다면 이번은 꽉 채운 영화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만수가 살인을 결심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했다. 사실 해고됐다고 해서 곧장 살인을 떠올린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그 과정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었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박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두고 “‘이건 팥인데 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해라’라는 말이 나와도 믿고 따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부부 호흡에 대해서도 유쾌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병헌은 “역시 손예진이라는 생각을 했다. 감정을 놓치지 않고 찾아가는 배우라 놀라웠다”고 말했고, 손예진은 “힘을 주지 않고 편하게 연기하더라. 골프 칠 때는 그렇게 힘을 주시더니 연기할 때는 힘이 다 빠져 있더라”며 웃음을 더했다.
박희순은 “이번 작품은 발가 벗겨질 각오로 임했는데, 정작 벗은 건 이성민 형이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이번엔 내가 벗겠다”며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 역시 “동네에서 주먹 좀 쓴다고 나섰다가 진짜 선수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래도 감독님 덕에 값진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염혜란은 “실직이 끝이 아니라는 메시지에 공감했다. 아라라는 인물은 제게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해외 영화제 반응에 대한 배우들의 소회도 전해졌다. 이병헌은 “베니스와 토론토에서의 열기는 지금껏 경험한 것 중 가장 뜨거웠다”고 했고, 손예진은 “감독님이 지나가면 ‘마에스트로’라며 사인을 요청하더라. 옆에서 보는데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웃었다.
박 감독은 “본의 아니게 한국 극장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개봉하게 됐다. 관객이 ‘한국 영화가 이렇게 재미있네’라는 만족감을 느끼고, 또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오는 24일 극장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