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황동혁 감독 “탄핵이든 자진하야든 최대한 빨리 책임질 분이 책임 지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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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이 작품의 각본·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이 현 비상계엄 시국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성탄·연말 연휴에 함께할 수 있도록 26일 공개된다.

황동혁 감독이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감독은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질문을 받고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계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지켜봤다. 탄핵투표도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로 온국민이 잠을 자지 못하고 거리로 나가야 하고, 불안과 공포와 우울감을 갖고 연말을 보내야 한다는 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불행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핵이든 자진하야가 됐든 최대한 빨리 책임질 분이 책임을 지셔서 행복하고 서로 도움이 되고 축복이 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빨리 돌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속히 이 사태가 해결되길 국민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황동혁 감독(앞줄 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징어 게임’이 연말 축제 분위기 속에 공개되기 힘들어진 데 대해서는 “이런 시국에 공개되는 것도 ‘오징어 게임’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 작품을 보시고 나면 우리나라와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갈등과 분열과 격변들을 다시 한번 게임 세상과 연결시켜 수 있는 장면들을 발견할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을 보시는 일이 딱히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동떨어지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는 게임의 주최측을 찾아내 게임을 멈추게 하려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막아서고 붕괴시키려는 프론트맨(이병헌)의 대결이 핵심 갈등이다. 여기에 게임에 참가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사연이 엮인다. 

황 감독은 전작과의 차별성으로 투표와 새로운 게임들을 꼽았다. 그는 “게임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하는 OX 투표 제도가 시즌2에서는 매 게임에서 진행돼 좀더 중요하게 다뤄진다”며 “요즘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투표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게임 속) 투표와 현실 세계를 연결지어 생각하면 재밌는 지점이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새 게임에 대해서는 “제가 만든 게임이 제가 겪은 70·80년대 한국적 놀이와 정서에 기반한 것이라 이번에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날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가 어릴 때 한 게임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싶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체험존에서 취재진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2에서는 게임 참가자의 연령대가 전작보다 낮아졌다. 황 감독은 “시즌1을 쓸 때만 해도 이 정도 빚을 지고 게임에 참여하려면 사회적 실패를 그렇게 빨리 겪을 수 없으니 나이가 있으신 분일 거라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즌1, 2 사이에 코로나19 사태가 오고 세계적으로 코인 열풍이 일어나고 계급·계층의 사다리가 막히면서 젊은 세대가 노동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주식이나 코인에 인생을 거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느꼈다”며 “시즌2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문제를 담아내도 괜찮다 생각해서 젊은 참가자를 많이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에는 여러 메시지가 녹아 있지만, 황 감독이 시즌2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둔 건 ‘재미’였다. 그는 시즌1 인기에 대해 “미스테리한 것 같다”며 “일단 다른 모든 걸 제쳐놓고 재밌었던 것 같다. 그게 최초의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단순히 재밌는데서 끝난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와 접점이 있었기에 보고 나서 얘기할 거리를 남겨줬기에 좀더 큰 반향이 있었던 거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체험존에서 취재진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시즌2에 대해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로 재밌는 작품을 만들려 했다. 다른 얘기는 못 들어도 이게 재미 없으면 뭐가 재밌냐는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며 “시즌1과 마찬가지로 재밌게 보고 난 다음에 생각할 거리, 옆 사람과 이야기할 거리가 남는 작품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시즌2에 대해 부담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부담이 많이 된다. 시즌2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그 부담은 쭉 가져왔다”며 “요즘은 그 부담이 돌덩이처럼 굳어서 잘 느껴지지 않는데 기자간담회하니 다시 느껴진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재 역시 “감독님의 고충을 잘 알기에 현장에서 최대한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방향과 감정선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연기하려 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촬영하다보니 촬영할 때는 그런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지고 잊어버리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 이병헌은 황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황 감독이) 순간순간 (미비점에 대한) 수정과 판단력이 대단했다”며 “항상 조감독이 설정한 시간보다 일찍 촬영이 끝나는 날이 많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딱 찍어야 할 걸 명확히 알고 그것만 찍는 걸 보며 대단하다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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